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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산굼부리에서 눈사람 만들기 나만의 데이트 코스 아이들도 함께

by 취향의알고리즘 2025. 1. 29.

제주에 왔는데 눈 내리는 날 뭐할까? 

눈 내리는 제주에 가면 무얼하지? 1100고지 눈구경이 최고라는데 차가 너무 많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제주는 눈이 많이 내린다. 정확히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북쪽과 동쪽 서쪽이다. 남쪽이 서귀포는 제주시에 비하면 기온이 5도 이상 높을 때가 많다. 그러다보니 겨우내내 한라산 복쪽 주변은 모두 눈밭이다. 한라산의 정상인 백록담이 3월까지도 눈이 덮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눈온지 몇 일 안되거나 눈 내리는 당일에는 정말 아름다운 눈꽃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다. 한라산 등반 특히 겨울 등반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제주에 대설특보가 뜨면 바로 비행기를 티케팅한다. 눈덮인 아름다운 한라산을 보기 위해서이다. 겨울에 제주에 가면 야외활동보다는 맛집, 스누피가든, 유리의성, 빛의 벙커 등 실내에서 보내는 분들이 많다. 제주의 겨울을 만끽하려면 바다도 좋지만 무엇보다 한라산이다. 한라산이라고 해서 등산화와 스틱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일반 운동화를 신고도 충분히 한라산 눈꽃은 구경할 수가 있다. 겨울 눈내리는 제주에서는 한라산 눈 구경을 강력 추천한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를 마음껏 뛰어 다니다
사철나무에 쌓인 눈이 낮에 햇빛에 녹아 고드름이 달렸다. 눈사람 코를 하기에는 좀 얇다.

눈 내린 제주 최애 볼거리 맛집들

최근 인스타그램 피드에 많이 올라오더니 눈내리고 한라산이 인기다. 눈오는 날 한라산 등산로인 관음사코스, 어리목코스 모두 좋다. 그렇다고 해서 눈꽃을 보기 위해 등산에 해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다. 관음사코스와 어리목코스의 주차장으로부터 500미터만 등산로를 걸어갔다와도 좋다. 눈이 많이 오면 어차피 한라산은 입산 통제다. 주차장에서 놀아야 한다. 주차장에서도 엄청난 눈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어리목코스 주차장과 관음사코스 주차장 단점은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차를 세우기가 어렵다. 요즘은 경찰들이 차를 세우지 못하게 하고 통과시키고 있다. 제주 스무번 쯤 갔으면 사계절 나만의 스팟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그래서 겨울 눈내리면 내가 추천하는 곳이 바로 제주 한라산 동쪽에 위치한 산굼부리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 덮인 언덕의 첫 발자국의 주인공

 

눈사람 만들고 사진 찍어주는 중

나의 제주 설경 맛집은 산굼부리

산굼부리는 천연기념물 제 263호로 우리나라에 하나 밖에 없는 마르형 분화구다. 마르형 화구라는 것이 화구 주변이 환상의 낮은 언덕으로 둘러싸인 폭렬화구다. 쉽게 얘기해서 산굼부리 가운데만 움푹 안으로 들어가 있다. 신기하게도 그 안은 눈이 아무리와서 쌓이지 않는다. 자연적으로도 매우 아름다고 멋진 곳이다. 화산 분화구를 제주에서는 굼부리라고 부른다. 분화구 언덕은 오름이라고 부른다. 산굼부리는 탁트인 하늘과 해발 400미터 벌판에 펼쳐지는 이십 여개의 오름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 오름들 가운데 우뚝 선 곳이 바로 한라산이다. 산굼부리는 봄 여름 가을 인스타그램 스팟이다. 산굼부리는 내게 최고의 설경 맛집이기도 하다. 눈 덮인 설경 한 가운데 이만큼 푸른 하늘와 웅장한 한라산을 한 뷰에 담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눈 덮인 대지를 보며 억새밭과 분화구와 천연기념물에 살고 있는 동식물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이 산굼부

리다. 

 

언덕위로 걸어 올라가서 눈 뭉치를 만들어서 굴려서 내려오니 눈사람이 되었다.
제주 날씨 알 수 없다. 폭설이 내리다 15분 뒤 푸른 하늘.

2025년 설에도 산굼부리 가서 눈사람 만들기

대설특보 듣고 설경 맛집인 산굼부리를 찾았다. 산굼부리에 가서 엄청난 눈 벌판에서 뒹굴고 눈사람만들고 하늘보고 놀았다. 바로 내린 눈은 푹신푹신했다. 바람은 세게 불었으나 기온이 영상 1도 정도여서 춥지도 않으니 눈이 얼지 않았다. 바로 뒤로 넘어져도 눈의 푹신함에 나를 감쌌다. 최소한 50센티는 쌓인 눈이다. 첫날 눈에서 논 것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다음날도 또 갔다. 전날 다른 분이 만들어 놓은 눈사람 얼굴을 보수해주었다. 눈도 만들어주고 코와 입을 만들어주었다. 설 전날 다시 가보니 눈이 어제보다 더왔다. 시시각각 변하는 제주의 날씨 덕에 검은 하늘 푸른 하늘 다 보았다. 눈 덮인 들판에서 눈보라도 맞았다. 영상이니까 다행인 눈보라다. 눈사람을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만들었다. 이곳 특징이 언덕에서 내려올 수 있는 눈을 뭉쳐 내려오기 안성맞춤이다. 커다른 눈덩이를 두 개 만들어 동그랗게 다듬어서 눈사람을 만들었다. 내 생애 이 보다 더 큰 눈사람을 만들 수 있을까? 입과 눈은 솔방울이고 코는 고드름이다. 내 눈사람 앞에서 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았다. 내가 눈사람의 눈을 다시 만들어주었다. 사람들로부터 잘 만들었다고 칭찬도 들었다. 눈사람이 다 녹고 나면 여기서 소나무가 자랄 것이다. 두 시간 눈 세상에서 세상 모르고 눈 놀이를 했다. 산굼부리 눈놀이 최고다.

산굼부리의 또 하나의 매력은 억새밭이다. 여친 사진을 찍어야만 하는 곳이다.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제주의 하늘
제주의 사방이 눈꽃이다. 산굼부리는 식물다양성 덕택에 더 많은 종류의 눈꽃을 볼 수 있다.
오른쪽이 수십만년의 신비를 간직한 산굼부리다.